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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11 21:22
[공지] 김한승(라파엘) 주임신부님께서 주님 부활 대축일에 대사동 본당 교우들께 전하는 편지
 글쓴이 : 대사동성당
조회 : 259  
대사동 본당 교우들께 드리는 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며)
2020. 4. 11                                                              김한승 신부

- 먼저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총이 우리 대사동 본당 모든 교우분들과 가정에 충만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이렇게 예수님 부활 인사를 나누지만, 예년에 우리가 나눴던 부활절의 기쁨과 환희가 없는 참으로 마음이 답답하고,
  오히려 슬픔이 앞서는 부활 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수님의 마음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 지난 2월 25일,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을 하루 앞두고 우리 대전교구는 교구장 주교님의 권고에 따라 교구의
  모든 본당에서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가 중지 되었습니다.
  1년 중에 가장 은혜로운 시기이고 우리가 신앙 안에서 예수님의 수난 고통과 죽음을 묵상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하느님 앞에서 부족하지만 새롭게 태어나려는 노력을 다 하는 그런 사순시기에 코로나 사태는 너무나 큰 아픔을
  우리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저는 매일 교우분들 없이 혼자 미사를 봉헌하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왜 이런 아픔을 주셨는지, 우리가 이 아픔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중국에서 발생한 조금 심각한 전염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위생관념이
  일반적으로 부족한 나라이기 때문에 전염병이 생겼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중국만의 사건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제는 오히려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과 미국에서 더욱더 심각하게
  전파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죽음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함께 반갑게 만나서 이야기하고 음식을 나누고 서로 정을 나누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 누가 식사라도 하자고 연락이 오면 오히려 조심스럽고, 부담스럽고 혹시 만나서 함께 음식을 먹어도 되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한 사제인 제 자신도 지금처럼 망망대해에 떠 있는 조그만 섬에 갇힌 것처럼 느껴지고 인간적으로
  외롭다는 생각까지 든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때 같으면 성당 안에 신자들이 가득 모여서 큰 소리로 성가를 부르며 주님을 찬미하고 성체를 나누고 기쁜 얼굴로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던 그 시간에, 아무도 없는 텅 빈 성당에 성체 등만이 홀로 예수님을 지키는 쓸쓸한 성당에 앉아
  조배를 할 때면 마음 한편에 허전함이 밀려오고 제대 위 십자가상의 예수님의 얼굴이 슬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성당에 오지 못하고 집에서 기도하고 방송을 시청하며 미사를 드리고 오직 신령성체만으로 대신하는 신자 분들의 마음
  또한 어떠하겠습니까?
  주일이면 의례히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려야지 하는 생각으로, 어느 때는 의무감에 어쩔 수 없이 미사에 참례했던 때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박해시대 때에 우리 선조들처럼 미사의 소중함, 성체를 모시는 감격의 순간이 그처럼 그리울 수가
  없을 것입니다.

- 지금의 시간들을 지내면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힘없는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과학과 의학과 세상의 지식들이 힘을 잃고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하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가 그동안 너무 자만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그 누구도 그 죽음을 이길 수 없는 것인데, 그 죽음이 어쩌면 지금 나와 내 가족들에게 소리 없이 다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주님께서 허락하신 내 삶이,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감사하게 됩니다.
  또한 교만했던 내 자신, 세상 욕심에 깊이 빠져 있던 내 자신,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나만을 생각했던 내 자신,
  베풀지 못하고 움켜쥐려고만 했던 내 자신, 작은 잘못 하나하나를 그냥 쉽게 범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하느님
  앞에 죄스럽게 살아 왔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어쩌면 올 해 사순시기는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회개의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올 해처럼 이렇게 내 자신을 깊이
  성찰한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코로나 사태 앞에서 최선을 다해 희생하고 일하는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관계자들, 의료계 봉사자들,
  또 감염으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 코로나로 선종한 모든 이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지금의 어려움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옛날처럼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허락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대사동 본당의 모든 교우분들이 하루빨리 성당에 모여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 모임을 하고, 단체 회합도 하고,
  성당 로비에 앉아 담소도 나누고, 서로 기쁘게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본당 교우분들과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 부활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하루 빨리 뵙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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